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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서] 2015년 사목교서
단축 URL : http://code.catholic.kr/cVdoss 작성일 : 2014-11-25 조회수 : 1747

 


“새로운 시대, 새로운 복음화”
- 기도는 새로운 복음화의 활력 -
 
‘사도들과 신자들은 모두 한마음으로 기도에 전념하였다.’
(사도 1,14 참조)

 

 
 
친애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총과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기원합니다.
 
2014년은 우리 국민 전체가 큰 아픔과 슬픔을 겪었던 한 해였습니다. 성모님처럼 “영혼이 칼에 꿰찔리는”(루카 2,35) 극심한 고통을 당한 분들 앞에서 우리는 어떤 위로의 말도 찾기 어려웠습니다. 자비로우신 하느님께서는 지난 8월에 방한한 프란치스코 교황님을 통해서 우리 모두에게 위로와 격려의 손길을 건네주셨습니다.
 
또한 하느님께서는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의 시복을 통해 순교자의 씨앗으로 성장한 우리 한국 천주교회가 나아갈 길을 알려 주셨습니다. 순교자들은 곤경과 박해 속에서도 한결같이 하느님께 희망을 두고 서로 돕고 격려하며 살았습니다. 이러한 신앙 선조들의 삶을 이어받아 우리도 하느님의 사랑 안에서 서로에게 좀 더 위로와 격려의 손길을 내밀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런 삶을 살아갈 때 우리가 선포하는 복음 말씀이 더욱 힘차게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것입니다.
 
우리 교구는 지난 2014년 한 해 동안 ‘하느님의 말씀은 새로운 복음화의 원동력’이라는 확신으로 성경을 읽고, 쓰고, 묵상하는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이러한 사목 목표 실현을 위해 사목 현장 곳곳에서 적극적으로 노력해 주신 사제, 수도자, 신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제 다가오는 2015년에는 하느님의 말씀으로 시작되고 일깨워진 신앙이 더욱 성장하도록 기도 생활에 전념합시다.
 
“기도는 하느님을 항하여 마음을 들어 높이는 것이며, 하느님께 은혜를 청하는 것입니다.” 이런 기도 생활의 모범이요 스승은 바로 우리 주님이신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그분은 자주 외딴곳에 가서 기도하셨습니다(마르 1,35; 루카 5,16 참조). 공생활을 시작하며 요한에게 세례를 받은 후에 기도하셨고(루카 3,21 참조), 중요한 결정을 앞두고는 더 열심히 기도하셨습니다. 열두 사도를 뽑기 전에 산으로 가시어 밤새워 기도하셨고(루카 6,12 참조), 수난을 앞두고 겟세마니 동산에서 피땀을 흘리며 기도하셨으며(루카 22,41-44 참조), 심지어는 십자가 위에서도 기도하셨습니다(루카 23,34.46 참조). 이렇게 기도는 예수님 삶의 원동력이었습니다. 그분은 기도로써 성부와의 일치 안에 머무르셨고, 기도의 힘으로 성부의 뜻을 실천하셨습니다.
 
기도의 스승이신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친히 기도하는 법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그분은 가장 완전한 기도인 ‘주님의 기도’(루카 11,2-4)를 우리에게 선물로 주셨습니다. 우리는 이 기도에서 우선 하느님께 합당한 찬미와 영광을 드려야 한다는 것, 그다음에 험난한 세상에서 하느님의 자녀로 살아가는 데 필요한 바를 간청해야 한다는 것을 배우게 됩니다. 또한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낙심하지 말고 끊임없이 기도해야 한다.”(루카 18,1),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깨어 기도하라.”(마르 14,38)는 말씀을 통해서 어떤 상황에서든 하느님께 자녀다운 신뢰심을 지니고 꾸준히 기도할 것을 당부하셨습니다.
 
과거 우리 순교자들은 사제를 만나 성사의 혜택을 받을 기회가 매우 적었습니다. 하지만 아침기도, 저녁기도, 묵주기도 등을 충실하게 바치면서 살았고, 거기서 힘을 얻어 선교하고 이웃 사랑을 실천하다가 기쁘게 하느님을 위해 목숨을 바쳤습니다. 우리 역시 기도 생활에 충실할 때 신앙인답게 살 수 있습니다. 우리 각자 하루 생활 중에 기도하는 시간을 반드시 마련하여 매일, 꾸준히, 규칙적으로 기도합시다. 기도는 인간의 성화(聖化)와 세상의 복음화에 필수적입니다. 기도하지 않고서는 구원될 수 없습니다.
 
사제와 수도자들은 기도의 모범이며 스승이신 예수님을 닮아 스스로 기도해야 합니다. 무엇보다도 성무일도를 성실하게 바치도록 합시다. 또한 사제들은 신자들이, 특히 젊은이들이 교회 정신에 따라 지속적인 기도 생활을 하도록 인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교회는 전통적으로 날마다 아침기도와 저녁기도, 식사 전후의 기도, 성무일도를 바치고, 주일에는 미사를 중심으로 기도로써 거룩하게 지내며, 또한 전례주년과 그에 따르는 대축일을 경건하게 지내도록 권고합니다. 많은 고민과 부담을 안고 사는 오늘날의 신앙인들이 날마다 기도 안에서 주님과 가까이 지낸다면, 복음의 기쁨을 누리면서 교회와 세상을 새롭게 변화시킬 것입니다.
 
또한 가족이 함께 기도하도록 노력합시다. 가족이 정기적으로 모여 함께 기도하고 서로를 위해 기도한다면, 가족 간의 아픔과 상처가 치유되어 예수님의 성가정을 닮은 행복한 가정을 이룰 수 있을 것입니다. 부모님들은 자녀들이 기도를 배우고 익히도록 모범과 가르침으로 이끌어 주십시오.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가정을 “가정 교회”라고 부르면서, 가정에서 부모들이 “말과 모범으로 자녀들에게 신앙을 가르치는 첫 스승이 되어야 한다.”고 역설합니다. 기도는 가정 성화와 복음화의 지름길입니다.
 
우리는 나와 내 가정이라는 울타리를 넘어 교회와 세상, 무엇보다도 가난과 고통 속에 신음하는 이들을 위해서도 기도해야 합니다. 특별히 우리나라와 국민을 위해 간절히 기도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갖가지 갈등과 분열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70년 가까이 지속되어 온 남북의 분단과 반목을 비롯하여 나라 안에서도 지역 갈등, 노사 대립, 보수와 진보의 분쟁 등으로 서로의 가슴에 많은 상처를 주고 있습니다. 우리는 하나의 언어를 쓰는 하나의 민족 공동체입니다. 우리 민족이 분열과 갈등을 극복하고 한마음, 한 공동체가 될 수 있도록 우리 자신부터 노력합시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지난 8월 18일 명동 성당에서 거행된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에서 화해, 일치, 평화라는 하느님의 은혜는 우리 각자의 회심(回心)과 분리될 수 없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십자가 상에서 모든 이를 위해 자신을 바치신 예수 그리스도를 바라보면서 생각이 다른 이들을 적대시하지 않고 이해와 관용으로 대하려 할 때, 대립과 배척이 아니라 대화와 포용을 추구할 때 하느님께서는 화해와 일치, 평화라는 선물을 내려 주실 것입니다. 한반도의 평화와 화해를 위해 우리 자신부터 변화하도록 평화의 주님께 간절히 은총을 청하고, 평화의 수호자이신 성모님께 자주 묵주기도를 바치면서 전구를 청합시다.
 
2015년 한 해 동안 우리 교구가 한마음 한뜻으로 기도에 전념하며 살아간다면 자기 자신은 물론 가정, 교회와 세상의 참된 복음화를 이룰 수 있을 것입니다. 기도 없이는 복음화가 불가능하다는 교황님의 말씀을 명심하기로 합시다. “성체 조배를 하고 기도 안에서 말씀과 만나고 주님과 성실한 대화를 나누는 데에 더 많은 시간을 쏟지 않으면, 우리의 활동은 쉽게 무의미해지고, 우리는 노고에 지치고 열정도 사그라지고 맙니다.” 우리 교구의 모든 사제, 수도자, 신자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기도를 통해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는 기쁨을 누리며 복음 선포와 이웃 사랑의 길로 정진할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한국 천주교회의 주보이신 성모 마리아와 성 요셉,
저희를 위하여 빌어 주소서.
한국의 모든 순교 성인들과 복자들이여,
저희를 위하여 빌어 주소서.
 
 
 
2014년 11월 30일 대림 첫 주일에


천주교 서울대교구 교구장
추기경 염수정 안드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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